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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식당

[서울 강남] 그늘 - 청담이 청담했다! 분위기에 플렉스하기

오랜만에 대학교 동창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만나기로 한 곳은 청담동에 위치한 그늘, 다이닝 바입니다.


오프닝은 오후 4시부터.
평일이라 그런지 오후 4시 20분쯤 가니, 예약 없이도 첫 손님으로 바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메뉴는 이렇습니다.


메뉴는 한 페이지인데, 리큐르가 세 페이지입니다.


청담이다 보니 청담 물가로 가격이 책정되어 있습니다.
싸진 않습니다만, 청담임을 고려하면 크게 비싼 편은 또 아닙니다.



친구들과 시킨 첫 번째 메뉴는 도미와 미나리였습니다.

영롱.

사실 저는 회의 물컹거리는 식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도미는 물컹거림 없이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을 가졌습니다.
마치 과육을 씹는 느낌의 부드러운 질감이었습니다.

서버 분이 "오늘 거제에서 올라온 도미입니다."라고 자부심 있게 소개해주신 게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신선해, 비린 맛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또한 곁들임으로 나온 씻긴 김치, 된장소스가 발린 미나리, 쌈장과 근사한 조화를 이룹니다.

38,000원이 합리적으로 느껴지는 요리였습니다.
(청담 기준에서의 합리적 가격...)




두 번째로 시킨 메뉴는 깻잎 소스 항정살 파스타였습니다.

파스타가 상상한 모습과는 달라 사실 놀랐습니다.
가느다란 면 파스타를 예상했는데, 넓적한 리카토니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바질 페스토를 좋아하는 편이기에 깻잎 소스와 채소가 자아내는 쌉쌀함이 입맛에 맞았습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맛입니다.

파스타 또한 가격이(26,000원) 책정되었다는 느낌입니다.


세 번째 메뉴는 고등어 봉 초밥입니다.

4 pcs의 26000원인 이 메뉴는 사실 서비스로 받았습니다.
청담에서 식사를 하며 서비스받은 것은 처음인지라 매우 놀랐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마 저희 팀이 첫 손님인데다, 다른 테이블에 손님이 없어서 주시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초밥 위에 살짝 익힌 고등어를 얹고 감태로 싼 후 성게알을 올린 요리였는데, 와사비와 곁들여 먹으니 기가 막힌 요리였습니다.

일단 고등어가 싱싱합니다. "오늘 제주도에서 올라온 고등어입니다"하며 서빙해주신 고등어답게 비릿한 맛이 거의 없었습니다. 감태와 와사비가 살짝 비릿할 수도 있는 고등어향을 확 잡아주는 것도 한 몫합니다.

방금 말했듯이 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집은 날생선을 기가 막히게 다루십니다. '이래도 안 좋아할 테냐?' 하면서 말이죠.


네 번째로 맛본 메뉴는 전복 날치알 비빔국수였습니다.

사실 이 메뉴는 무난하게 평범한 맛이었습니다.

얼마 전에 전라남도 여행을 하며 15000원에 전복이 4개씩 담긴 전복물회를 맛봤던 까닭인지...
전복의 양이나 가격이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다른 요리와 마찬가지로 해산물이 싱싱하고 양념이 매콤하면서도 고소해서 안주로 잘 먹었습니다.


한 테이블당 1 보틀의 주류 주문이 필수라,
화이트 와인 2종류를 맛보았습니다.

첫 번째 맛본 와인은 러시안잭 쇼비뇽블랑 (66,000원) 입니다.
얼마 전에 여행하며 묵었던 호텔에서 와인 행사를 하며 25,000원에 판매하던 것을 봤던 기억이 있어서 가격이 비싸게 느껴졌으나... '청담이니까....' 하며 넘깁니다.
분위기 값이죠. ^_ㅠ

이 와인은 일단 향이 좋습니다.
와인잔을 타고 올라오는 향이 싱그럽고 달콤한 청포도와 패션후르츠의 향을 충만히 뿜어냅니다.

맛은 향처럼 상큼하고 시원한 청포도 칵테일 맛입니다.
무겁고 알코올 향 진한 와인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안 좋아하실 것 같지만, 술을 잘 못 하는 친구와 가볍게 즐기고 싶은 날에는 딱인 와인이었습니다.

(사실 향이 너무 좋아서, 시향만으로도 충분한 값어치를 하는 느낌 :) !)

두 번째 맛본 와인은 19 크라임스 하드 샤도네이(60,000원).

이 와인은 한 모금 머금는 순간 숯가마 찜질방에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크향이 얼마나 진한지 한 모금 마신 후 숨을 내뱉자, 시원하면서 진한 나무향이 습식 사우나를 떠오르게 했습니다.

러시안잭 쇼비뇽블랑은 가볍고 경쾌해 기름진 요리와 어울리는 와인이고,
샤도네이는 무겁고 맛이 진한 요리와 어울리는 와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맛있는 요리와 좋은 와인이 있던 그늘.
분위기를 극대화시켜주는 다이닝바로 추천드립니다.
:)